부동산이 냉각상태로 들어가자 여기저기에서 한숨소리가 난다.
급한 사람들은 어서 빨리 팔고 이사를 가야할 텐데.. 하는 마음에
답답한 가슴 토하는 소리를 낸다.
바이어스 마켓으로 돌아선 부동산시장이 이자율 상승으로 더더욱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집을 살 사람들은 집값이 떨어진다고 더 기다렸다 사기를 원하고
팔 사람들은 더 떨어지기 전에 어서 팔기를 원하고.. 그래서 또
집값은 떨어진다.
빨리 팔리지를 않으니 계획했던 일에 차질이 생겨 급한 마음에
가격을 또 내리기 때문이다.
어차피 거품이라고 우려했던, 그동안 많이 올라간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우리는 이쪽도 저쪽도
벌이가 되지를 않는다.
팔아달라고 의뢰를 한 사람들의 집이 팔려야, 또 사 달라는 사람들이
있어야 트랜잭션이 생겨서 돈을 벌 텐데..
내 놓은 집은 팔리지도 않고 산다는 사람들은 집값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고..
어서 팔아야 하는 급한 사람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호황이었다.
부르는 게 값이었고 싼 이자율 덕분에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었다.
그 중 괜찮은 집은 경쟁자가 많아서 오히려 내 놓은 가격보다 웃돈을
더 얹어서 사는 일이 다반사였다.
내 놓기만 하면 사겠다고 덤비는 사람들 때문에 부동산업자들은 입이
귀에 걸리고 하루종일 전화에 손이 바쁘고 귀가 바빴다.
그랬는데..
작년 한 해..
남편사업을 돕느라고 몇 번의 외국 출장 덕에 내 본업인 부동산업에는
소홀했었다.
사업이 겨우 자리를 잡아가는가 했더니 태풍으로 인한 손해와
경기 침체로 인한 장사부진으로 사람들의 물건 사기가 뜸해지고
물건은 쌓이고 자금회전이 어려워졌다.
도매업이라는 게 자금이 충분해야 하는데 초기라 자꾸 돈만 들어가고
장사는 어려워지고 거기에 태풍 카추리나 영향까지..
결국 나는 내 본업에 충실하기로 하고 돌아와 보니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있었다.
어찌해야 할 찌.. 막막하다.
시장은 이런 형편인데 거기다 안 좋은 경기 때문인지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던 2세들까지 혹시나 하고 부동산업에 뛰어들어 사람이 넘친다.
투자로 사들인 집들은 묶이고 렌트는 나가지 않고 집주인들은 발을
동동 구른다.
점점 비싸지는 은행이자를 내고 비워두어야 하니 그럴 수 밖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나?
그동안 좋았던 날들을 되 돌이켜 보고 지금의 사정을 비교하니 정말
너무 넘치지도 말고 너무 부족하지도 말고 항상 꾸준했으면 싶다.
그래도 있는 사람들은 유지한다. 이래저래 힘든 사람들은 평민들..
겨우겨우 돈 모아서 집 장만하고 겨우겨우 돈 아껴서 집 한 채 더
샀는데..
잘못 계산한 투자가 되어버렸으니..
오늘도 어떤 손님의 한숨소리를 듣다가 왔다.
비록 내 손님은 아니지만 남의 일이 아니다.
지금은 리스팅을 받아도 부담스러울 정도니..
안 팔리는 집의 주인들은 사회 실정을 알면서도 부동산 에이전트들을
재촉한다.
어휴.. 어쩌나.. 오늘도 리스팅을 받으러 가긴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