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자신을 주는 일이다.
자신을 떠나는 일이다.
점점 자신을 버리는 일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자신만이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자기보다 행복해 보인다고 생각한다.
저기 저 사람은 저렇게 행복한데 나는 왜이런가 하고
자신을 돌이켜 초라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라는 옛 속담이 틀린 말 하나 없다.
그 말은..
바로 내 욕심에서 비롯된 말이기 때문이다.
내 가진 것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더 좋은 것을 바라는..
그렇다면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은 또 어떤가..
그것도 틀린 말 아니다.
창문 밖의 사정과 창안의 사정이 다를 수 있으니까..
어떤 사람들은
자기의 아픈 형편을 말로 푸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안으로 쌓아놓고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도 있다.
각기 성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내색을 하지 않는 사람의 형편은
그 사람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말로 푸는 사람은 말을 해 놓고 후회를 할지언정..
가슴에 담지 않고 있어서 마음이 가벼워질 수도 있다.
오히려 아닐 수도 있고.. 공연히 말했다는..
하지만..그렇게..
아파도 결코 내색을 하지 않는,
죽도록 아파도 그냥 혼자서 끙끙 앓는 사람은
그 고통을 가슴으로 누르고 있기 때문에 그 아픔의 정도가
더 심할 수도 있다.
결코 본인외에는 어찌할 수 없는..
그러나 그런 사람도 어느날..우연히..
아주 우연한 곳에서 혹은 사람에게서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사정과 형편을 말하지 않았어도..
아무런 얘기를 주고받지 않았어도..
그냥 일상의 대화만으로도 마음의 위로를 받는 경우가 있다.
편안함을 주는 사람..
좋은 인연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뭔가 긍정적인 희망을 안겨주는 사람..
사정과 형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도..
그냥 위로를 주는 사람..
가슴이 열려 있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주로 남녀 간의 관계를 인연 설에 거론한다.
그 남녀.. 작금의 인터넷 세상에서는 더한다.
그러나 진정한 인연이란..
남녀를 떠나서..
거칠고 험난한 이 세상을 살다가
지치고 힘들어 절망적일 때..
소리없이 힘을 주는 사람..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냥 바라만 봐 주어도
따뜻한 위로를 주는 것 같은 사람..
어깨 한 번 만져주지 않아도
마음을 어루만지는, 푸근한 사랑을 받은 것 같은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
참으로 귀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살다보면..
살아가다 보면..
내가 그런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또 상대에게서 그런 위로를 받을 때도 있고..
그래서 또한 힘들어도 살맛 나는 세상이 아닌지..
배려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사람을 사랑하는 일..
상대의 사정과 형편을 묻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결코 알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끼고 그 가슴을
사랑으로 터치하는 것..
한동안은 사람이 싫어서
사람에게 받는 상처가 싫어서
두문불출 안팎으로 모든 것을 닫고 지냈던 적이 있었다.
결코, 내것을 버리지 못해서..
2006년이 저물어 간다..
나에겐 참 힘들었던 한 해였다.
그래도 꿋꿋하게 새로 다짐을 하며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할 터인데..
내 마음을 먼저 정립하고 싶다..
욕심을 버리는 연습..
아집을 떠나 보내는 연습..
사랑을 주는 연습..
나 자신을 죽이는 연습..
사람냄새 나는 내가 되고 싶다.
삶의 고단함과 쓸쓸함 속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