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느닷없이 전화가 왔다.
어느 집에서 조촐하게 모인다나?
부담없이 그냥 다과회 겸 모이는 것이니 저녁식사후에 산보 나오라는
어느 분의 명령..^^*
에구.. 오늘 말씀집회도 있는데..
그러나..어느 분의 명령이라고.. 그래도 가야지.
해가 다 가도록 쉽게 돌아오지 않는 남편..
한편으로는 가기싫은 마음도 있어 핑계거리로 댈 요량이었다.
'때르르릉~~!"
이크!.. 다시 호출.
"저기.. 집사님.. 목사님한테서 전화가 왔는데요. 안오셔도 괜찮대요. 부담갖지 마세요."
오라는 말 보다 더 효력이 있어 결국엔 대답을 하고 말았다.
"네. 곧 갈께요."
그래도 좀 더 젊었을 때는 모이기도 참 좋아했었다.
어느 날, 우리집 앞집에 젊은 부부들이 모였었다.
세쌍의 부부가 한결같이 모두 유모어차를 하나씩 끌고도 신이 나서 즐거워하는 그 표정들은
꼭 우리의 젊은 시절 그 모습 그대로 풋풋해 보였었다.
이제는 중년이 되어.. 그들을 여유롭게 바라보며 미소지으면서도 한편으론 부러웠다.
그 젊음이.. 그 겁없는, 모이기에 힘쓰는 열정이.. ^^*
"어머! 어서오세요!"
그 댁 안주인의 반갑게 맞아주는 인사가 끈적한 한 여름 더위를 말끔히 씻어 주는 것 같았다.
이곳에서는 더워도 에어컨 시설이 잘 돼 있어서 더운 줄 모르고 살아가지만 습관이라는 것이 무서워서
차에서 오르고 내리는 그 짧은 순간에도 '아유~ 더워..' 소리를 절로 낸다.
툭툭.. 더위를 털어내며 들어서는 현관앞..
뜰에 서 있던 그 집 주인닮은 나뭇가지도 어느새 상큼한 바람소리를 낸다.
'심삼종씨..'
현재 볼티모어 피바디학교에 유학중이며 한국의 ccm 찬양사역자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섹소폰에 미쳐서 섹소폰과 더불어 산다는 그는,
그 좋아하는 섹소폰과 함께 자신이 하나님의 복음의 도구로 쓰이기를 원한다고 고백했다.
한 여름밤, 미친듯이 섹소폰을 불어대는 그..
마치 그의 혼을 실어 하늘로 올리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세가지 소원을 가지고 기도중이라는 그의 소망이 이루어 지기를 바라며
그의 혼이 실린 섹소폰 소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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