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아래

USA vs The World

달빛.. 2006. 11. 4. 01:44

 

 

 

 

 

 

 

    "여보! 빨리 준비해서 아이들 데리고 6시 반까지 나와!"

     

    난데없는 재촉에 곧 숨이 넘어간다.

    듬직한 그이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는 참지를 못한다.

    딴에는 아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주려니 기분이 좋아서 그런다.

     

    학교에 일찍 가는 탓에 집에 돌아오자 마자 쓰러져 잠이 든 아들을 깨우고

    막내 꼬맹이를 재촉해서 달려갔다.

    아뿔싸..

    고속도로를 빠져 나가는데 통행료를 낼 동전이 없다.

    전화번호를 메모리하고..

    휙~

     

    부부는 닮는다던가?

    환하게 웃는 모습이 나하고 닮은 그이..

    시얼스 센터에 들어서자 마자 입구에서 안내원은 카메라의 훌래쉬를 꺼 달란다.

    아이스 스케이팅에 위험하니 십분 이해를 해서 훌래쉬를 끌려니..

    아, 안은 어두운데 안경을 안 가져왔다.

    에구.. 내 돋보기..ㅎㅎ

    아들에게 어떻게 해 보라고 했더니 못 찾는다.

    결국 사진찍는 것은 포기를 하고 쇼만 구경을 하기로 했다.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들이라 그런지 벌써 타는 자세가 다르다.

    한마리의 백조를 연상케 하는 스즈카..

    그녀는 일본인이다.

    사라 브라이트만의 노래 '아베마리아'와 함께 펼쳐지는 환상적인 그녀의 무대를 시작으로

    엔젤라, 옥사나, 로리.. 네명의 여자 휘겨 스테이터들의 아름다운 그림같은 장면들..

    브라이언, 알렉시, 컬트, 마이클.. 네명의 남자가 펼친 긴장감 넘치는 박력있는 무대..

    거기에 폭소를 자아내게 하는 위트까지..

    일명 USA vs The world..

    각기 펼치는 스케이팅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실리보이같은 컬트.. 캐나다인인 그..

    아.. 귀여워..ㅎㅎ

     

    그렇게 흥겨움에 박수치고 아름다움에 탄성을 지르던 몇시간의 행복한 시간과 아쉬운 이별..

    돌아 나오는 길에 재빠르게 한컷 찍었다..

    제일 앞에서 두번째에 앉았어도 훌래쉬 때문에그 귀한 장면들을 못 찍고 다 끝난 뒤에야

    겨우 건진 몇장의 사진..

     

    아름다운 가을 날의 밤은 그렇게 곱게 물드는 추억으로 급하게 또 다른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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