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며칠전부터 성화다.
"엄마~ 갈 수 있어?"
이곳은 집들이 뚝뚝 떨어져 있어서
뭘 하나 사려고 해도 차를 타고 가야하고
아이들도 일일이 다 태우고 다녀야한다.
며칠전부터 극장에 가자고 조르는 아들에게
"그때봐서.." 라고 자꾸 미루었었다.
오늘이 바로 그 토요일..
피할 수 없이 가게 되었는데..
제발 나는 그냥 돌아올 수 있었음 좋겠다했다.
"Could you give me eight tickets of SAW 3?"
('Saw 3' 8장 주세요..)
힘없이 말하는 나에게
"Does this include yours?" (당신것도죠?)
"Should I go in?" (나도 봐야돼요?)
"Yes! You have to!" (예! 그래야돼요!)
"Then give me one more.." (그럼 하나 더 주세요..)
헉.. 어쩌나..
남편은 오늘도 바쁘다.
전에는 나는 집에두고 둘이서만 'SAW 1,2'를 봤었다.
나는 너무 잔인한 영화는 안본다.
그걸 아는 남편이 아들만 데리고 갔었다.
그런데 이번에 'SAW 3'가 다시 나왔는데
볼 수 있는 등급을 미성년자 관람불가 'R'로 정해놓았기 때문에
바쁜 아빠대신 나한테 같이 가자고 아들은 몸이 달았던 것이다.
아들이라면 어쩔 줄 모르는 이 팔불출 엄마..
맘이 약해서 희생을 하기로 했는데..
그래도 한번 버텨봐야지..
그랬는데..
매표원의 꼭 같이 들어가야 한다는 말에 낙망하며
얼굴이 하얗게 된 것이다.
그런 나를 본 아들..
7명이나 되는 자기친구들때문에 어쩔수 없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한다.
흐유.. 자식이 왠수야..ㅎㅎ
졸지에 징그럽게 턱수염 뽀숭뽀숭 껄끄럽게 나기 시작하는
남자 고등학생 8명을 이끌고 연약한 아시안 엄마가 총대를 맸다.
댕큐를 연발하는 아들의 친구들에게 일그러진 웃음으로
"I hate this.." (이런 거 진짜 싫어..)
아이들은 미친단다.. 엄마가 귀여워서..ㅋ
아니나 달라..
옆에 남편이라도 있어야 팔을 잡든가 얼굴이라도 돌려서 가슴에 뭍지..
혼자서 애꿎은 손만 아프도록 꽉 쥐었다 폈다 하다가 드디어
얼굴을 가리고..
"아유.. 암튼.. 자식이 왠수야.."
중얼거렸다.
영화를 다 보고 걸어내려 오는데 토할 거 같고
어지러워서 머리를 잡았다.
"왜 그래? 엄마? 괜찮아?"
"아유.. 다음부터는 이런 거 보지마.."
"저럴 줄 알았어.. 엄마는~
그러니까 엄마는 눈 감고 있으랬잖아~"
그게 어디 되냐구요..
소리나는데 궁금해서 또 보게 되지..
감독
Darren Lynn Bousman
출연
Tobin Bell .... John Kramer
J. LaRose .... Troy
Angus Macfadyen .... Jeff Reinhart
Debra McCabe .... Denica
Dina Meyer .... Kerry
Kim Roberts .... Deborah
Shawnee Smith .... Amanda Young
Bahar Soomekh .... Dr. Lynn Denlon
Dylan Trowbridge .... Paramedic
Alan Van Sprang .... Ch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