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의 생일이었습니다.
Happy Birthday~를 해 주려고 방으로 갔더니..
글쎄..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울고 있는 거예요..
대학생인 다 큰 처녀애가..ㅎ
이유인즉슨..
무서운 꿈을 꾸었다네요..
자기가 죽는 꿈을..ㅎㅎㅎ
꼬옥 껴안아줬죠..
생일 축하한다,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아직도 제눈엔 어린애군요..^^*
바쁜 아빠때문에 생일파티를 밤에 하게 됐어요.
예쁘게 쓴 카드와 꽃.. 아이스크림 케익..
하하 호호 시간은 흘러가는데..
남편은 아직도 오지를 않고..
그런데..
밤 11시쯤..
"어?"
"아~~악!!!!!!"
.
.
.
.
.
기절할 일이..
그렇게 쪽쪽 빨고 안아주고 끼고 자고..
행여나 바람에 날아갈새라 애지중지 아끼던 강아지가..
사랑스런 몸짓으로 생일을 대변하던 큰애가 강아지에게 고기를 썰어준다고 칼질을 하는데
안고 할려니 불편해서 강아지를 옆에 내려 놓았죠.
아일랜드라고 부르는, 부엌에 식탁처럼 넓지만 좀 높은 곳에 잠시..
.
.
.
그만 내 외마디 비명이 나오기도 전에 그 높은 곳에서 강아지는 순식간에
떨어져 버리고 말았어요.
아.. 생각만 해도 심장이..ㅠㅠ
엉엉 울고 있는 큰 딸애를 다독이고 제가 강아지를 받아 들었죠..
숨소리가 이상하고 눈동자가 이상해졌더군요.
떨리는 마음을 자제하며 기도를 했어요.
밤이 늦은 시간이라 응급으로 24시간 하는 동물병원으로 큰애는 울면서 달려갔죠..
여전히 남편은 돌아오지 않고..
마음은 타고..
괜찮을거라 스스로 위로를 해 보지만 갑자기 다가오는 불안은..
자꾸만 창문을 열었어요..
큰애의 울음소리가 들려서..
오늘 아침 큰애가 자기가 죽었다는 꿈을 꾸고 울던 생각이 나더군요..
거실을 왔다 갔다..
큰애의 놓고간 핸드폰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벌떡 일어났어요.
허겁지겁 딸의 생일날 늦은 귀가..
마침, 미안한 남편의 급한 발걸음을 다시 돌려 병원으로 향하는데
아뿔사!
병원의 위치를 알아야죠..
주소를 들고 나온다는 걸 잊은거예요.
집에 전화를 다시 걸으니 아들이 누나가 돌아왔다는 겁니다..
급회전을 해서 정신없이 다시 집으로..
차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먼저 나오는 강아지였는데.. 조용..
가슴이 두근거렸죠..
아.. 제발 아무일 없기를..
거실로 가는 계단을 올라서자 마자..
쪼르르 달려오는 강아지..
그자리에서 강아지를 안고 저도 그만 엉엉 울었어요.. 이렇게 나이먹은 엄마도..ㅠㅠ
얼마나 감사한지..
강아지의 이상없음에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수도 없이 중얼거렸죠..ㅎ
.
.
.
오늘 아침, 딸의 방문을 살며시 열어보니..
ㅎ 왕비병 걸린 엄마의 딸이라 공주병인 울 큰애..
침대에서 안 자면 죽는 줄 아는데..
그런데 오늘은..
방바닥에서 강아지와 웅크리고 자더라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