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밥..
유난히도 양식을 아니.. 중식도 좋아하지만..
갈비나 불고기 삼겹살 등 고기종류 음식 외에는 한식을 별로 찾지 않는 남편이다.
김치없으면 못 사는 나와는 반대로 한달을 안 먹어도 찾지 않는 그이라
으례, 여행할 때면..
주섬주섬 바리바리 싸고 담고 하지 않고
양식만 먹는 느끼함의 고통해결책으로 나를 위해 고추장 하나정도만 준비를 했었다.
자동차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 아주 먼 LA 같은 서부지역 외에는
주로 차로 다녔다.
처음엔 일반 승용차로 그다음엔 미니 밴으로..그리고 그 다음엔 궁전 밴..
점점.. 마치 여행메니아가 되어 가는 것 처럼 갈 수록 차종도 다변해졌었다.
그런데 그것들을 다 없애고 짚차 하나로
모든 것이 여행하기에 편한 것으로 바뀌어 졌고..
음식준비 또한..
김치, 불고기, 상추, 고추 그리고 컵라면 등등.. 조목 조목 챙기던 것을
점점 간소화 시켜 달랑 고추장 하나로 끝을 냈었다.
어느때 부턴가 그것마저도 생력하고 이제는 오직 세면도구와 옷 몇가지 정도면
여행 준비 끝이다.
이렇게..
점점 간편해 지는게 정말 좋은 것인지 아님 게을러진 것인지
김밥을 풀러 먹던 재미는 없어지고..
그냥 여행지의 음식으로 심플하게 해결하고 관광을 더 즐기는 편이다.
"여보! 내일은 주먹밥 좀 만들어 줄래?"
뜬금없는 남편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심지어 여행 할 때도 준비 안 한 음식을 갑자기 출장길에 주먹밥을 만들어 달랜다.
"여럿이 가는 여행은 식당에 가서 먹어도 맛있지만 혼자 먹는 음식은 이젠 좀 질린다.
한번 정도는 당신이 해 준 음식이 먹고 싶어서 그래.."
오늘이 벌써 3번째다.
새벽 일찍 일어나 정성껏 손으로 주물럭 거렸다.
처음에는 먹기전에 그리고 또 먹고나서 전화가 왔었다.
너무 맛있다고..
그이도 이젠 늙는 것일까?
언제나 청춘일 것만 같던 남편..
편리함만을 추구하던 남편이었는데..
아마도 오늘 그이는 옆에 놓인 주먹밥을 몇번이고 내려다 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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